남성과 여성에게 공통적으로 생기는 암 중에 후두암만큼 남녀 환자 수가 차이 나는 암도 드뭅니다. 후두암은 남성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아, 여성 환자의 약 17배에 달합니다. 후두암은 담배를 오랫동안 피워온 흡연자에게 특히 위험해서 장기간 흡연 남성이라면 후두암 검진이 꼭 필요합니다.

후두암의 원인과 증상, 진단법에 대해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목소리클리닉 최홍식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봅니다.

후두는 목 중간에 있는 원통형의 속이 빈 기관으로, 길이는 약 5cm이며 중간에 성대가 있어 소리를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 후두에 생긴 악성 종양을 후두암이라고 합니다.

후두암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훨씬 많이 발생한다는 것과 함께, 중년 이후에 주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40세가 되기 전에는 후두암이 거의 없지만 40대에 나타나기 시작해 50대부터 크게 증가합니다. 50~79세 환자가 전체의 약 86%에 달하는데, 이중 60대가 가장 많아 34%를 차지하고 다음은 70대(30%)>50대(21%) 순입니다. (2016년 기준,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

이처럼 후두암이 50대 이후 남성에게 많이 생기는 것은 발병 원인과 관련이 깊습니다. 후두암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원인은 담배이고, 다음은 술입니다. 술과 담배를 같이 하면 발병위험이 훨씬 더 높아지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후두암 환자를 살펴보면 흡연자가 90~95%인데, 담배를 오래 피울수록 후두암 발병 위험도 높아집니다. 누적 흡연량이 10년 증가함에 따라 후두암 위험도가 1.73배 증가하고, 하루 25개비 이상 40년 이상 흡연한 경우에는 비흡연자에 비해 발병 위험이 약 40배나 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간접 흡연도 후두암 발병에 영향을 미칩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라도 집이나 직장에서 간접 흡연을 15년 이상 한 경우, 후두암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장기 흡연자라 하더라도 금연하면 후두암 위험이 낮아집니다. 금연한 지 6년이 지나면 후두암 발병률이 크게 떨어지고, 15년 후에는 발병률이 비흡연자와 비슷해진다고 합니다. 본인과 가족의 후두암 예방을 위해서라도 담배는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끊는 것이 좋습니다.

흡연과 더불어 음주 역시 후두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술은 얼마나 많이 마시는지(음주량), 얼마나 자주 마시는지(음주 빈도) 두 가지 모두 영향을 미칩니다. 하루에 90g 이상의 에탄올(소주 1병반 이상)을 마시는 고음주자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후두암 발병률이 11배나 높습니다.

후두 점막이 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성대 백반증, 혹은 후두 유두종증 등도 후두암으로 변해갈 수 있는 ‘전암 병변’입니다.

후두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쉰목소리로, 수 주 또는 수 개월에 걸쳐 목소리가 변합니다. 감기나 가벼운 성대질환 등으로 생긴 쉰목소리는 목을 충분히 쉬게 하면 대개 2주 이내에 좋아집니다. 쉰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될 때는 후두암을 비롯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성대 질환에 의한 것일 수 있습니다.

또 후두암에 걸리면 목에서 단단한 혹이 만져지기도 하며, 목에 뭔가 걸린 듯한 이물감도 느껴집니다. 뿐만 아니라 음식을 삼키기 힘들거나 목 통증도 있고, 숨이 찬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특히 장기간 담배를 피워 온 중년 남성이 이런 증상이 있을 때는 후두암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검사를 받아보도록 합니다. 후두암 검사는 다른 암 검진과 달리 후두 내시경으로 후두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가능해 1분이면 충분합니다. 이비인후과 외래에서도 후두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40세 이상 남성 흡연자는 1년에 한 번 후두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합니다.

후두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거의 완치 가능하지만 많이 진행돼 후두를 절제하는 경우 목소리를 잃을 가능성도 있어 조기 검진이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