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0.16 22:46
매주 10여명씩 코 후빈 지 20년…심각한 비염, 아내는 침대 밑 피신
늘 '참으세요' '곧 끝나요' 했지만 정작 내가 병원에서 치료 받았더니
눈물이 쏙 빠질 만큼 너무 아팠다… 이제 환자 사정 이해할 수 있게 돼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

나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다. 그중에서 콧병이 전문 분야다. 하루에도 수십 명의 콧구멍을 들여다본다. 매주 10여명의 코를 내시경으로 후비며 수술을 해 온 지가 20년이 넘었다. 환자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시간보다 환자 콧속을 들여다보며 말한 시간이 더 길었다. 사람을 만나면 먼저 코 안과 밖이 보인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 약간 코맹맹이 소리를 내면 콧속에 내시경을 쑥 들이밀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마치 그곳을 보면 그 사람의 속이 보이는 것처럼…. 물론 내 착각이다. 일종의 '직업병(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짐작은 했었다. 비염이 심각한 지경이라 수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내 얘기다. 온종일 코가 막히는 것은 물론이고 밤에는 아예 이러다 질식하는 건 아닐까 하는 공포에 시달렸다. 막힌 콧구멍을 뚫어보겠다고 입을 꾹 다물고 배를 잔뜩 부풀려 콧김을 있는 힘껏 쏴 봤지만, 코막힘은 요지부동이었다. 일주일 이상 쓰면 큰일 날 것처럼 환자를 겁박했던 코 점막 수축제를 내가 구세주처럼 여기며 틈틈이 쓰게 됐다. 수시로 얻어지는 통공(通空)의 기쁨에 중독되어 갔다.
이미 짐작은 했었다. 비염이 심각한 지경이라 수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내 얘기다. 온종일 코가 막히는 것은 물론이고 밤에는 아예 이러다 질식하는 건 아닐까 하는 공포에 시달렸다. 막힌 콧구멍을 뚫어보겠다고 입을 꾹 다물고 배를 잔뜩 부풀려 콧김을 있는 힘껏 쏴 봤지만, 코막힘은 요지부동이었다. 일주일 이상 쓰면 큰일 날 것처럼 환자를 겁박했던 코 점막 수축제를 내가 구세주처럼 여기며 틈틈이 쓰게 됐다. 수시로 얻어지는 통공(通空)의 기쁨에 중독되어 갔다.

